이거 제대로 맞쳐서 써주세요.내공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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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5건 조회 913회본문
끝가지써주세요 예를들어
ㅁㄴㅇㅁㄴㅇㅁㄴㅇㅁㄴㅇㅁㅇㅁㄴㅇㅁㄴㅇㅁㄴㅇㅁㄴㅇㅁㄴㅇㅁㄴㅇㅁㄴㅇㅁㄴㅇㅁㄴㅇㅁㄴㅇㅁㄴㅇㅁㄴ
이렇게요.. 부탁합니다!!
 
 
 
 
 좋았다.
  그는 빵집 옆에서 망토를 입고 서 있는 사람들과 다시 마주
칠 때까지 그들에 대해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는 왠지 모르게
그들을 보는 게 불쾌했다. 이 패거리 역시 흥분해서 수군거리
고 있었지만, 동냥 그릇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그
는 빵집에서 커다란 도넛 봉지를 들고 나오다가 우연히 그들
이 주고받는 말 몇 마디를 듣게 되었다.
  "포터 부부 말야, 맞아, 나도 그 말 들었어-"
  "... 그래, 그 집 아들, 해리-"
  더즐리 씨는 온몸이 얼어붙는 것 같았다. 공포가 밀려왔다.
그는 마치 그 수군대는 사람들에게 무슨 말이라도 할 것처럼
돌아보았지만, 생각을 고쳐먹었다.
  그는 급히 횡단보도를 건너 사무실로 달려가 비서에게 방해
하지 말라고 소리치고 나서 문을 쾅 닫고는 수화기를 들고 부
리나케 집 전화번호를 돌렸다. 하지만 거의 다 돌렸을 때 마음
을 바꿨다. 그는 수화기를 다시 내려놓고 콧수염을 만지작거
리며 생각에 잠겼다.
  아니, 이렇게 멍청할 데가. 포터는 그렇게 특별한 성씨가 아
니었다. 포터라는 성에 해리라는 아들을 둔 사람은 많을 것이
다. 그런 생각에 미치자, 그는 자신이 조카의 이름이 해리였는
지조차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그 애를 한번도
본 적이 없었다. 그 애의 이름은 하비일지도 몰랐다. 아니면
해럴드일지도. 그러니 동생 얘기만 하면 버럭 화를 내는 아내
를 괜히 걱정시킬 필요가 없었다. 사실 그녀를 탓할 일은 아니
었다. 그에게도 그런 여동생이 있었다면 아마 똑같이 행동했
을 것이다. 그건 그렇다 치고, 망토를 입고 있는 저 사람들은...
  그는 그날 오후 내내 드릴 생각에 집중하기가 훨씬 더 어려
웠다. 5시가 되자 근심에 싸여 건물을 나서던 그는 그만 문 바
로 바깥에 사 있는 사람과 부딪치고 말았다.
  "미안합니다."
  깡마른 노인이 발부리에 걸려 거의 넘어질 뻔하자, 그는 툴
툴거리며 이렇게 말했다. 그 노인이 보랏빛 망토를 입고 있다
는 걸 깨달은 건 몇 초가 지나서였다.
  그 노인은 땅바닥에 넘어질 뻔했는데도 전혀 성을 내는 것
같지 않았다. 그렇기는커녕 오히려 얼굴 가득히 환한 미소를
지으며 길 가는 사람들이 다 쳐다볼 정도로 아주 맑은 목소리
로 이렇게 말했다.
  "미안할 것 없소이다, 선생. 오늘은 아무래도 화가 나지 않을
테니 말이오! 기뻐하시오, 그 사람이 마침내 사라졌다오! 이렇
게 기쁜 날에는 당신과 같은 "머글(얼간이)"들도 축하해야 합
니다!"
  그리고 그 노인은 더즐리 씨를 포옹하더니 저쪽으로 가버렸다.
  완전히 생판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느닷없이 포옹을 받은 더
즐리 씨는 땅에 뿌리가 박힌 듯 그 자리에 꼼짝없이 서 있었
다. 그는 또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이 "머글"로 불렸
던 것에 대해 생각했다. 그는 혼란스러웠다. 주차해 놓았던 차
로 달려가 집으로 운전해 가는 동안에도 자신이 그저 상상하
고 있는 것이기를 바랐다. 하지만 그는 이전에는 한번도 이런
식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는 상상이라는 것 자체를 좋
게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4번지 차도에 들어섰을 때, 그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
은 아침에 보았던 바로 그 얼룩 고양이였다. 그리고 그건 그의
심란한 기분을 더해주었다.
  고양이는 이제 그의 집 정원 담 위에 앉아 있었다. 그는 아
침에 보았던 것과 똑같은 고양이라고 확신했다. 그 고양이의
눈 주위에도 똑같은 얼룩무늬가 있었다.
  "저리 가!"
  더즐리 씨는 크게 소리쳤다.
  고양이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고양이는 그저 그를 무서운
눈초리로 바라볼 뿐이었다. 고양이들이 다 저런가, 더즐리 씨
는 생각했다. 그는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애쓰면서, 집안으로
들어갔다. 그는 아내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않으리라 마음먹
었다.
  더즐리 부인은 즐겁고 평범한 하루를 보냈다. 그녀는 저녁을
먹으며 남편에게 옆집 부인이 딸애 때문에 어떤 골치를 썩고
있으며, 두들리가 새로운 단어('싫어')를 어떻게 배웠는지에
대해 한참을 떠들었다
  더즐리 씨는 평소처럼 행동하려고 애썼다. 두들리가 잠들었
을 때에야, 그는 간신히 거실로 가서 그날 저녁 뉴스의 마지막
보도를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국의 부엉이들이 오늘 매우 이상하게
행동하고 있다는 소식을 곳곳의 조류 관찰자들이 전해왔습니
다. 부엉이들은 보통 밤에 사냥하므로 낮에는 거의 볼 수가 없
음에도 불구하고, 오늘은 아침 해가 떠오른 이후로 수백 마리
의 부엉이가 사방에서 날아다니는 광경이 벌어졌습니다. 전문
가들은 부엉이들이 왜 갑자기 수면 패턴을 바꾼 건지 그 이유
를 설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뉴스 앵커는 한번 씩 웃었
다. "정말로 이상한 일입니다. 그럼 이제, 짐 맥커핀에게 넘겨
날씨를 알아보겠습니다. 오늘 밤 더 많은 부엉이 소나기 소식
이 있습니까, 짐?"
  "글쎄요, 테드." 그 기상 예보관이 말했다. "그건 잘 모르겠지
만, 오늘 이상하게 행동하고 있는 건 부엉이들뿐만이 아닙니
다. 켄트, 요크셔, 던디와 같은 멀리 떨어져 있는 지방의 사람
들은 제가 어제 예보했던 비 대신에, 유성우가 억수같
이 쏟아졌다고 전화로 전해 왔습니다! 아마도 사람들이 한밤의
횃불 축제를 일찍 축하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 축제는 다음 주
입니다. 여러분! 하지만 오늘 밤에는 확실히 비가 올 것입니다. "
  더즐리 씨는 안락의자에 얼어붙은 듯 꼼짝없이 앉아있었다
영국 전역에 유성우? 낮에 날아다니는 부엉이들? 곳곳에 망토
를 입은 이상한 사람들? 그리고 포터 부부에 대해 수군수군대
는 소리들...
  더즐리 부인이 차 두 잔을 들고 거실로 왔다. 이제 어쩔 수
없었다. 그는 아내에게 무언가를 말해야만 했다. 그는 신경질
적으로 목을 가다듬었다. "저- 페투니아, 당신 최근에 동생
소식 못 들었소?"
  예상했던 대로 더즐리 부인은 몹시 화를 냈다. 여느 때 그들
은 그녀에게 여동생이 없는 듯이 잊으려 애쓰며 살았기 때문
이었다.
  "아뇨" 그녀가 날카롭게 말했다. "왜요?"
  "뉴스에 우스꽝스런 얘기가 있어서." 더즐리 씨는 우물우물
댔다. 부엉이들이니... 유성우니... 그리고 오늘 시내에는 이
상스럽게 보이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거든...
  "그래서요?" 더즐리 부인이 얼른 맞받아쳤다.
  "글쎄, 난 그저... 어쩌면... 그게 말이야... 그 집 식구들과
어떤 관계가 있는 게 아닌가해서 말야, "
  더즐리 부인은 입을 오므리고 차를 한 모금 마셨다. 더즐리
씨는 그녀에게 "포터"라는 이름을 들었다고 말해야 하는지 생
각했다. 그는 그렇게 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에 그는 가능한
한 아무렇지 않은 듯이 이렇게 물었다. "그 집 아들 말야... 그
애도 지금쯤 두들리 나이쯤 됐겠지, 안 그래?"
  "그렇겠죠" 더즐리 부인이 코방귀를 뀌며 말했다.
  "그 애 이름이 뭐했지? 하워드지?"
  "해리예요. 천하고 흔한 이름이죠"
  "아, 그랬지." 더즐리 씨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을 느꼈
다. "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해."
  잠자리에 들기 위해 이층으로 올라가면서 그는 그 화제에
대해 한 마리도 더 하지 않았다. 더즐리 부인이 샤워를 하는
동안, 더즐리 씨는 살금살금 침실 창가로 걸어가 앞마당을 내
려다보았다. 고양이는 아직도 거기에 있었다. 고양이는 무언가
를 기다리고 있기라도 하듯 프리벳가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
었다.
  어처구니없는 상상을 하고 있는 걸까? 이 모든 게 포터 부
부와 어떤 관련이라도 있을 숱 있을까? 만일 그렇다면... 만일
그들이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드러난다면... 그는 도
저히 견딜 수 없을 것 같았다.
  더즐리 부부는 잠자리에 들었다. 더즐리 부인은 금방 잠들었
지만 더즐리 씨는 뜬눈으로 누워, 이렇게도 생각해 보고 저렇
게도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설사 이런 일들에 포터 부부가 관
련되어 있다고 해도, 그들이 그나 더즐리 부인 근처로 올 이유
가 전혀 없다는 데 생각이 미치자 한결 위안이 되었다. 포터
부부는 그와 페투니아가 그들과 그러한 부류의 사람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혹시 어떤 일이 일
어난다 해도 자신과 페투니아와는 어떻게도 관련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그는 하품을 하며 몸을 뒤척였다-아무 일
없을 거야...
  그러나 그의 생각은 얼마나 턱없이 잘못되었던가.
  더즐리 씨가 불편한 잠을 청하고 있는 동안에도 바깥의 담
위에 앉아있는 고양이는 졸린 기색이 전혀 없었다. 고양이는
프리벳가 저쪽 모퉁이에서 눈 하나 깜박이지 않고 조각품처럼
조용히 앉아 있었다.
  고양이는 옆길에서 자동차 문이 쾅 닫히는 소리가 났을 때
도, 부엉이 두 마리가 머리 위로 급습해 왔을 때도 좀처럼 움직
이지 않았다. 사실, 고양이는 자정이 될 때까지 거의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고양이가 지켜보고 있던 길모퉁이에서 마치 땅에서
솟아나기라도 한 듯 소리도 없이 갑자기 사람 하나가 나타났다. 고양이가 꼬리를 움찔거리며 눈을 가늘게 떴다.
  프리벳가에서는 한번도 본 적이 없던 사람이었다. 그는 키가 크고 말랐으며, 허리띠를 덮을 만큼 길게 자란 은빛 머리카락과 수염으로 보아 나이가 매우 많은게 분명했다. 그는 땅바닥에 질질 끌리는 긴 보랏빛 망토에 죔쇠가 달린 굽 높은 장화를 신고 있었다. 그의 하늘빛 파란 눈은 반달 모양의 안경 뒤에서 광채를 내고 있었고 코는 길게 구부러져 있어서, 적어도 두 번은 부러졌을 것 같았다. 이 사람의 이름은 알버스 덤블도어였다.
  알버스 덤블도어는 그가 전혀 환영받지 못하는 어떤 곳에 막 도착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는 망토를 뒤지며 열심히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하지만 무언가가 그를 지켜보고 있다는 걸 깨달았는지 갑자기 고개를 들어, 길 저쪽에서 여전히 그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고양이를 올려다보았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 고양이의 꼴이 그를 재미나게 한 것 같았다. 그는 킬킬 웃더니 이렇게 중얼거렸다. "진작에 알아봤어야 하는 건데."
  그는 안주머니에서 찾고 있던 걸 발견했다. 그것은 은빛 라이터처럼 보였다. 그는 그것을 탁 하고 열더니 공중으로 치켜 올려 찰깍 소리가 나게 했다. 그러자 조그맣게 펑 하는 소리가 나켠서 가장 가까이 있는 가로등이 꺼졌다. 그리고 그가 다시 찰깍하자 그 다음 가로등이 깜박거리며 나가버렸다. 그가 그렇게 가로등 끄기를 열두 번 하자, 이제 그 거리에 남아있는
불빛이라곤 바늘로 꼭 찔러 둔 것처럼 작게 보이는, 멀리서 그
를 지켜보고 있는 고양이의 두 눈뿐이었다. 만약 지금 창 밖을
내다보는 사람이 있다면, 언제나 흥밋거리를 찾아 말똥말똥
빛나는 눈을 가진 더즐리 부인조차도, 저 아래 길에서 어떤 일
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전혀 보지 못했을 것이었다.
  덤블도어는 그 라이터 모양의 것을 다시 망토 안으로 밀어
넣고 4번지 쪽으로 내려가, 고양이 옆에 있는 담벼락에 앉았
다. 그리고 고양이를 바라보지도 않은 채 이렇게 말했다.
  "여기서 당신을 만날 줄 알았소, 맥고나걸 교수."
  그러나 그가 고개를 돌려 그 얼룩 고향이에게 미소를 지었
을 때는 이미 고양이는 사라지고 없었다. 대신에 그는 고양이
의 눈 주위에 있던 바로 그 얼룩무늬 모양의 네모난 안경을
끼고 있는 다소 붙임성이 없어 보이는 여자에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녀 역시 망토를 입고 있었지만, 그녀의 망토는 에메
랄드빛이었다. 그녀의 까만 머리는 돌돌 말려 틀어 올려져 있
었다. 그녀는 굉장히 당황한 표정이었다.
  "저라는 걸 어떻게 아셨죠?" 그녀가 물었다.
  "이봐요, 교수, 난 그렇게 뻣뻣이 앉아있는 고양이는 본 적이
없어요."
  "교수님도 벽돌 담 위에 온종일 앉아 있었다면 그렇게 뻣뻣
해졌을 거예요." 맥고나걸 교수가 말했다.
  "온종일이라구요? 그럼 축하를 할 겨를도 없었겠구려? 난
여기 오는 길에 축제와 파티를 수십 번은 거쳤을 거요."
  맥고나걸 교수는 화가 나서 코방귀를 뀌었다.
  "아 그러시겠죠, 모두가 축제 기분에 젖어 있군요, 좋아요."
그녀가 조바심을 내며 말했다 "교수님도 같은 생각이시겠지
만 그들은 조금 더 조심하는 게 좋을 거예요 그래선 안 돼요
머글들조차도 무언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걸
눈치 챘단 말이에요. 그들의 뉴스에도 보도가 되었다구요."
그녀는 다시 더즐리 부부의 어두운 거실 창문 쪽으로 고개
를 홱 돌렸다. "전 그 뉴스를 들었어요 부엉이 떼하며... 유성
우... 글쎄요, 그들은 바보가 아니에요. 무언가를 알아채지 않
을 수가 없었다구요. 켄트 지방에는 유성우들이 떨어졌어요-
그건 분명 데달루스 디글이 한 짓일 거예요 그는 분별없는 사
람이니까요."
  "그들을 탓할 수는 없어요" 덤블도어가 부드럽게 말했다.
  "우린 지난 11년간 축하할 게 지독히도 없었잖소"
  "저도 그건 알아요" 맥고나걸 교수가 흥분해서 대꾸했다.
  "하지만 그게 축제 기분에 젖어있을 이유는 못 돼요. 사람들은
훤한 대낮에 거리에서, 심지어 머글 옷도 입지 않고, 여기저기
모여 수군했어요. 전혀 조심하지 않고 있다구요."
  그녀는 이 부분에서 덤블도어가 무슨 말을 해주길 바라기라
도 하는 것처럼, 그를 곁눈질로 날카롭게 쏘아보았지만,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므로, 말을 계속했다. "그 사람이 사라져
버리자마자 바로 그 날로 머글들이 우리 모두에 대해 알아낸
다면, 뭐가 그리 좋겠어요. 그런데 그는 정말로 사라진 거겠죠,
덤블도어 교수님?"
  "그런 것 같소" 덤블도어가 말했다. "우린 고맙게 여겨야 할
게 많아요. 레몬 샤베트 드시겠소?"
  "뭐라구요?"
  "레몬 샤베트 말이오. 내가 좋아하는 건데 머글들이 먹는 일
종의 디저트라오."
  "아니, 됐어요." 맥고나걸 교수는 지금은 레몬 샤베트 같은
것에 대해 신경 쓸 때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듯, 차갑게 말했
다. "하지만 그 사람이 사라졌다고 해도...
  "이봐요, 교수, 당신 같은 분별 있는 사람은 그를 그의 이름
으로 불러도 되지 않겠소? 이 모든 "그 사람" 타령은 말도 되
지 않아요 11년 동안 난 사람들이 그를 그의 이름인 볼드모트
로 부르도록 설득해 왔소" 맥고나걸 교수는 움찔했지만, 덤블
도어는 서로 붙어있는 레몬 샤베트를 떼어내는 데 정신이 팔
려, 전혀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한약 우리가 계속 "그 사
람"이라고 말한다면 모든 게 너무나 혼란스러워질 거요 난 볼
드모트의 이름을 말하는 것을 두려워해야 할 이유가 전혀 없
다고 생각해요"
  "그러시겠죠." 맥고나걸 교수는 반은 화가 나고, 반은 감탄한
듯한 어투로 말했다. "하지만 교수님은 달라요. 교수님은 그 사,
아, 좋아요, 볼드모트가 두려워하는 유일한 사람이니까요."
  "추켜세우지 말아요." 덤블도어는 태연하게 말했다. "볼드모
트는 내가 결코 갖지 못할 능력들을 갖고 있어요"
  그건 그저 교수님이 너무... 뭐랄까... 점잖아서 그런 능력
들을 쓰지 않기 때문이에요"
  "어두운 게 천만 다행이오. 폼프리 부인이 내가 새로 장만한
방한용 귀 가리개가 마음에 든다고 말한 이후 이토록 얼굴이
빨개져 본 적은 한번도 없었소"
  맥고나걸 교수는 덤블도어를 한번 날카롭게 쏘아본 뒤 말했
다. "부엉이들은 떠돌아다니는 소문들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
니에요. 모두들 뭐라고 말하고 있는지 아세요? 그가 왜 사라졌
는지? 무엇이 마침내 그를 멈추게 했는지?"
  맥고나걸 교수는 그녀가 온종일 차갑고 딱딱한 담 위에 앉
아 기다렸던 진짜 이유인, 가장 논의해보고 싶었던 요점에 도
달한 것 같았다. 그녀는 고양이로서도 여자로서도 지금처럼
뚫어질 듯한 눈초리로 덤블도어를 바라보았던 적이 없었다.
'모두'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든지, 그녀는 확실히 덤블도어
가 그것이 사실이라고 말할 때까지는 믿지 않을 것이었다. 덤
블도어는 그러나 레몬 샤베트를 하나 더 먹기로 했을 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들은." 그녀는 힘주어 말했다. "지난밤에 볼드모트가 '고
드릭 골짜기'에 나타났다고들 말하고 있어요. 포터 부부를 찾
아서요. 소문에 의하면 릴리와 제임스 포터 부부가, 죽었대
요"
  덤블도어는 머리를 숙였다. 맥고나걸 교수는 숨이 막혔다.
  "릴리와 제임스가요... 전 그 말을 믿을 수 없어요... 전 그
말을 믿고 싶지 않아요... 오, 알버스..."
  덤블도어는 팔을 뻗어 그녀의 어깨를 토닥였다. "알아요
알아..." 그가 무거운 목소리로 위로했다.
  말을 계속하는 맥고나걸 교수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게 전
부가 아니에요. 그가 포터 부부의 아들 해리를 죽이려고 했다
는 거예요.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대요. 그가 그 작은 꼬
마를 죽이지 못했대요. 왜인지, 또 어떻게 그렇게 되었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해리를 죽이지 못했기 때문에 볼드모트의
힘이 약해졌대요. 그래서 그가 사라진 거래요."
  덤블도어는 시무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그게 사실인가요?" 맥고나걸 교수가 더듬거리며 물
었다. "몹쓸 짓이란 짓은 다 했던 그가.... 그 모든 사람들을 죽
였던 그가... 그가 작은 꼬마 하나를 죽이지 못했다는 게 사실
인가요? 그저 어안이 벙벙할 뿐이에요... 그를 막으려고 그렇
게 갖은수단을 다 썼었는데... 그런데 도대체 어떻게 해리가
살아남은 거죠?"
  "우린 그저 추측밖에 할 수 없어요." 덤블도어가 말했다. "아
마 결코 알아내지 못할 거요"
  맥고나걸 교수는 레이스가 달린 손수건을 꺼내 안경 밑으로
눈물을 가볍게 닦아냈다. 덤블도어는 시끄럽게 코를 킁킁대며
주머니에서 금시계를 꺼내 이리저리 살폈다 그것은 굉장히
오래 된 시계였다. 그 시계에는 열두 개의 바늘이 있었지만 숫
자는 없었다. 대신에, 작은 행성들이 그 가장자리를 돌고 있었
다. 덤블도어는 그 의미를 이해했는지, 시계를 다시 주머니에
넣고 말했다. "해그리드가 늦는군. 내가 여기에 올 거라는 말
은 물론 그에게서 들었겠군요?"
  "맞아요" 맥고나걸 교수가 말했다. "하지만 왜 하고많은 곳
중에서 하필 이곳에 오신 거죠?"
  "난 해리를 그의 이모와 이모부에게 데려다주려고 온 거라
오. 이제 그에겐 가족이라곤 그들뿐이잖소"
  "설마- 설마 이곳에 살고 있는 그 사람들을 말씀하시는 건
아니겠죠?" 맥고나걸 교수가 벌떡 일어나 손가락으로 4번지를
가리키며 큰소리로 말했다. "덤블도어- 그럴 순 없어요 전
그들을 온종일 지켜보고 있었어요 그 두 사람은 우리와는 전
혀 달라요. 그리고 그들에겐 아주 못된 아들이 있다구요. 전
그 애가 저 길을 걸어가는 동안 내내 사탕을 사달라고 소리소
리 지르며 엄마를 발로 차는 걸 보았어요. 해리 포터가 이런
곳에 와서 살다니요!"
  "하지만 그 아이에겐 이곳만큼 좋은 곳이 없어요. " 덤블도어
가 단호하게 말했다. "그 아이의 이모와 이모부는 그 애가 크
면 모든 걸 설명해줄 수 있을 거요, 내가 그들에게 줄 편지 한
통을 써두었어요. "
  "편지 한 통이라구요?" 맥고나걸 교수가 다시 담 위에 앉으
면서, 힘없이 말했다. "덤블도어, 교수님은 정말로 이 모든 걸
편지 한 통에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이 사람들은 그
애를 절대로 이해하지 못할 거에요! 그 애는 유명해질 거예요
전설이 되겠죠. 전 오늘이 장래에 "해리 포터의 날"로 알련진
대도 놀라지 않을 거예요. 해리에 대해 쓰여진 책들도 나을 거
예요 우리의 세계에 있는 아이들은 누구나 그 아이의 이름을
알게 될 거예요!"
  "바로 그거요" 덤블도어가 반달 모양의 안경 너머로 아주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그렇게 되면 어떤 아이
라도 우쭐대게 될 거요. 걷고 말하기도 전에 유명해 졌으니 말
이오! 자신은 기억나지도 않는 일로 유명해 졌으니 말이오! 그
러니 그 애가 그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될 때까지 그 모든 것
으로부터 떨어져서 자라는 게 차라리 훨씬 더 낫다고 생각지
않소?"
  맥고나걸 교수는 마음을 바꾸었는지 침을 꿀꺽 삼킨 뒤 마
침내 입을 열었다. 글쌔요- 맞아요, 물론 교수님 말이 옳아
요. 하지만 그 아이가 어떻게 이곳에 오죠, 덤블도어?" 그녀는
그가 해리를 망토 밑에 숨기고 있다고 생각하기라도 한 듯 갑
자기 그의 망토를 주의 깊게 살폈다.
  "해그리드가 데려을 거요. "
  "해그리드에게 이런 중요한 일을 맡기셨단 말이에요?"
  "난 해그리드에게 내 목숨이라도 맡길 거요. " 덤블도어가 말
했다.
  "제 말은 그의 본성이 착하지 않다는 뜻이 아니에요. " 맥고
나걸 교수가 마지못해 말했다. "그러나 그가 조심성 있는 사람
이라고 말씀하시지는 못할 거예요. 그는 종종 실수를... 아니
저건 뭐죠?"
  나직이 덜커덕거리는 소리가 그들 주위의 정적을 깨뜨렸다.
그들이 헤드라이트 불빛을 찾아 길 이쪽 저쪽을 살피고 있는
동안 그 소리는 점점 더 커졌다. 그리고 둘 다 하늘을 올려다
보았을 때 그 소리가 갑자기 굉음으로 변했다. 그리고 공중에
서 거대한 오토바이 한 대가 떨어지더니 그들 앞에 있는 길
위에 사뿐히 내렸다.
  그 오토바이가 거대하기는 했지만, 그것을 타고 있는 사람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다 그의 키는 보통 사람의 거의 두
배였으며 몸집은 적어도 다섯 배는 되었다. 한마디로 그는 굉
장히 컸으며, 아주 거칠게 보였다. 숱이 많은 뒤엉킨 긴 머리
카락과 수염이 얼굴 대부분을 가리고 있었고, 손은 쓰레기통
뚜껑만 했고 가죽 장화를 신고 있는 발은 아기 돌고래 같았다.
그는 근육이 불거져 나온 양팔에 담요로 싼 뭉치를 들고 있었다.
  "해그리드." 덤블도어가 안도의 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마침
내 왔군. 그런데 그 오토바이는 어디서 났소?"
  "빌렸습니다. 덤블도어 교수님." 그 거인이 오토바이에서 조
심스럽게 내리며 말했다. "시리우스 블랙이 빌려주었어요. 여
기 그 애를 데려왔습니다. "
  "다른 문제는 없었소?"
  "네. 집은 거의 부서졌지만 머글들이 떼지어 몰려들기 전에
그 애를 안전하게 데리고 나왔죠. 애는 브리스톨 상공을 날아
오는 동안 잠들어버렸어요. "
  덤블도어와 맥고나걸 교수는 둘둘 말린 담요 쪽으로 허리를
굽혔다. 그 안에는 남자 아이 하나가 잠들어 있었다. 그들은
그 아이의 새까만 머리카락 밑 이마에서 번개 모양의 흉터를
볼 수 있었다
  "그게 저...?" 맥고나걸 교수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그래요. " 덤블도어가 말했다. "그 아이에겐 그 흉터가 영원
히 남아 있을 거요. "
  "그걸 어떻게 해볼 수는 없나요, 덤블도어?"
  "혹 가능하다 해도, 난 하지 않을 거요 흉터가 때로 유용할
수도 있으니까 말이오. 내게도 왼쪽 무릎 위에 꼭 런던 지하철
지도처럼 생긴 흉터가 하나 있어요. 그건 그렇고- 그 애를 이
리 주시오, 해그리드- 이 일을 빨리 끝마치는 게 좋겠소"
  덤블도어가 해리를 두 팔로 안고 더즐리 집 쪽으로 몸을 돌
렸다.
  "저어... 아이에게 작별 인사를 해도 될까요?" 해그리드가
물었다.
  그는 해리에게 커다랗고 텁수룩한 고개를 숙여 아주 까치작
거리고 간질거렸을 게 분명한 입맞춤을 해주었다. 그리고는
해그리드가 갑자기 상처 입은 개처럼 소리를 길게 뽑으며 우
는 소리를 냈다.
  "쉿!" 맥고나걸 교수가 조용히 하라고 나무랐다. "머글들을
깨우겠어요!"
  "죄- 죄- 죄송합니다. " 해그리드는 커다란 얼룩이 있는 손수
건을 꺼내 얼굴을 닦으며 훌쩍였다. "하지만 전 겨- 겨- 견딜
수가 없어요- 릴리와 제임스가 죽었다는 게 말예요- 그리고
가엾은 어린 해리를 머글들과 함께 살도록 떼어놓아야 한다는
게 말예요-"
  "그래, 그래요, 이 모든 게 슬픈 일이라는 건 알지만, 좀 진정
해봐요, 해그리드. 그렇지 않으면 들키고 말 거예요." 맥고나걸
교수가 해그리드의 팔을 다정하게 토닥이며 작은 소리로 말하
는 동안 덤블도어는 낮은 정원 담을 넘어 현관문으로 걸어갔
다. 그는 현관의 층층대에 해리를 가만히 내려놓고, 망토에서
편진 한 통을 꺼낸 해리의 담요 안에 끼워 넣고는 다른 두 명
이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그 세 사람은 한참동안 서서 그 작은 담요 뭉치를 바라보았
다. 해그리드의 어깨는 들썩거리고 있었고, 맥고나걸 교수는
눈을 몹시 깜박였으며, 덤블도어의 눈에서는 한때 빛을 발했
던 광채가 사라져버린 것 같았다.
  "자. " 덤블도어가 마침내 말했다. "다 됐군. 우린 이제 이곳에
머무를 이유가 없소 우리도 가서 그 축제에 합류하는 게 좋겠소"
  "그러죠. " 해그리드가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전
시리우스에게 오토바이를 돌려주어야겠어요. 안녕히들 가세요,
맥고나걸 교수님, 덤블도어 교수님. "
  자꾸만 솟구쳐 오르는 눈물을 옷 소매로 훔치면서, 해그리드
가 오토바이에 획 오르더니 엔진에 시동을 걸었다.
  오토바이는 굉음과 함께 공중으로 올라가더니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또 봅시다, 맥고나걸 교수. " 덤블도어는 그렇게 말하며 그녀
에게 고개를 까닥여 보였다. 맥고나걸 교수는 대답 대신 코를
횡 풀었다.
  덤블도어는 돌아서서 길 저쪽으로 다시 걸어갔다. 그는 길모
퉁이에서 걸음을 멈추고 은빛 라이터를 꺼냈다. 그가 그것을
한번 찰칵 하자 가로등의 전구 열두 개가 금방 다시 켜지면서
프리벳가가 갑자기 오렌지 빛으로 밝아졌다. 길 저쪽 모퉁이에
서는 얼룩 고양이 한 마리가 살금살금 걸어가는 게 보였다. 그
리고 4번지 문간에 놓여있는 그 담요 뭉치도 볼 수 있었다.
  "행운을 빈다, 해리. " 그는 이렇게 중얼거리고는 홱 돌아서서
망토를 한번 휘두르는가 싶더니 어느새 사라져버렸다.
  잉크빛 하늘 아래에 조용히 그리고 깔끔하게 놓여있는 프리
짓 도로의 그 산뜻한 울타리, 놀라운 일은 전혀 일어날 것 같
지 않았던 바로 그곳에 살짝 미풍이 일었다.
  해리 포터는 깨지도 않고 담요 속에서 몸을 이리저리 뒤척였다. 그는 고사리 같은 손으로 옆에 있는 편지를 움켜쥐고는 자신이 특별하다는 사실도 모른 채, 자신이 유명하다는 사실도 모른 채, 자신이 몇 시간 뒤면 우유병들을 내놓기 위해 현관문을 연 더즐리 부인의 비명소리 때문에 잠에서 깨어나게 될 것이며, 다음 몇 주 동안 외사촌 두들리에게 찔리고 꼬집힐
거라는 사실도 모른 채, 계속 잠만 자고 있었다...
  그는 물론 바로 이 순간. 방방곡곡에서 비밀리에 모여든 사
람들이 술잔을 높이 쳐들고 장엄한 목소리로 "살아남은 아이,
해리 포터를 위해!"라고 말하며 축배를 들고 있다는 사실도
전혀 알지 못했다.
    제2장  사라진 유리창
  더즐리 부부가 잠에서 깨어나 문간에서 조카를 발견한
뒤 거의 10년이 지난 오늘도, 프리벳 도로는 전혀 변한
게 없었다. 태양은 여전히 잘 정돈된 앞마당 위로 떠올라 더즐
리 씨네 정문의 4번지라고 쓰인 놋쇠 장식을 비추었고, 햇빛은
더즐리 씨가 부엉이들에 대한 그 불길한 뉴스 보도를 보았던
그날 밤과 거의 똑같은 모습의 거실 안으로 슬그머니 스며들
었다. 벽난로 위 선반에 놓여있는 사진들만이 얼마나 많은 시
간이 흘렀는지 보여줄 뿐이었다.
  10년 전에는, 커다란 핑크및 비치볼처럼 생긴 아기가 작은
방울이 달린 가지각색의 모자를 쓰고 있는 사진들이 많았지만
두들리 더즐리는 더 이상 아기가 아니었으며, 이제 그 사진들
은 뚱뚱한 금발 소년이 박람회장의 로터리에서 첫 자전거를
타고 있는 모습이나, 아버지와 컴퓨터 게임을 하고 있는 모습,
어머니에게 안겨 입맞춤을 받고 있는 모습들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그 집에 또 다른 아이가 살고 있다는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다.
  하지만 해리 포터는 아직도 그곳에 있었으며, 지금은 잠들어
있었다. 하지만 그는 곧 깨어나야 했다. 페투니아 이모가 문을
쾅쾅 두드리며 날카로운 목소리로 그 날의 첫 소음을 만들어
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일어나라! 일어나! 당장!"
  해리는 깜짝 놀라 눈을 번쩍 떴다. 이모가 문을 다시 두드렸다.
  "일어나!" 그녀가 날카롭게 소리쳤다. 해리는 그녀가 부엌으
로 걸어가는 소리와 프라이팬이 오븐 위에 얹혀지는 소리를
들었다. 그는 다시 드러누워 지난밤 꾸었던 꿈을 기억해보려
고 애썼다. 멋진 꿈이었다. 꿈속에서 오토바이가 날아다니고
있었다. 그는 이전에도 그런 똑같은 꿈을 꾼 적이 있다는 이상
한 기분이 들었다.
  이모가 다시 문 밖에 와 있었다.
  "일어났냐?" 그녀가 다그쳐 물었다.
  "거의요. " 해리가 대답했다.
  "그럼, 어서 나와서 저 베이컨 좀 지켜봐라. 태우지 말고 말
이다. 두들리의 생일날이니 모든 게 완벽했으면 좋겠다. "
  해리가 투덜댔다.
  "너 뭐라고 했니?" 이모가 문 저쪽에서 날카롭게 물었다.
  "아무 것도 아니에요, 아무 것도..."
  두들리의 생일-그가 어떻게 잊어버릴 수 있었겠는가? 해
리는 천천히 침대에서 내려와 양말을 찾기 시작했다. 그는 침
대 밑에서 양말을 찾아내고, 한쪽 양말에서 거미를 떼어낸 뒤,
신었다. 해리가 거미에 익숙해진 건 그가 잠을 자는 계단 밑
벽장에 거미들이 우글거리기 때문이었다.
  그는 옷을 입고 복도를 지나 부엌으로 내려갔다. 식탁 위에
는 두들리의 생일 선물들이 잔뜩 쌓여 있었다. 두들리는 두 번
째 텔레비전과 경주용 자전거는 물론이고 그가 갖고 싶어했던
새 컴퓨터도 받은 것 같았다.
  해리는 두들리가 정확히 무엇 때문에 경주용 자전거를 갖고
싶어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두들리는 아주 뚱보인
데다 운동-물론 누군가에게 주먹질하는 것과 관계 있는 게
아니라면-을 몹시 싫어했기 때문이었다. 하긴 두들리가 가장
두들겨 패기 좋아하는 대상은 해리였지만, 그는 해리를 놓치
기 일쑤였다. 해리는 보기와는 달리, 몸이 아주 빨랐던 것이다.
  그러나 해리는 어두운 벽장에 살고 있어서인지 언제나 또래
들에 비해 작고 연약했다. 또한 그가 진짜 나이보다 훨씬 더
작고 말라 보였던 것은 입는 옷마다 두들리의 낡은 옷인 데다
두들리의 몸집이 그보다 네 배나 더 컸기 때문이었다.
  해리는 갸름한 얼굴과, 가느다란 다리, 그리고 까만 머리카
락에 연한 초록빛 눈을 가진 아이였다. 그는 두들리가 언제나
주먹으로 코를 때리는 바람에 깨져서 스카치테이프로 여러 겹
이어 붙인 동그란 안경을 끼고 있었다.
  해리가 자신의 외모에 대해 단 하나 마음에 들어하는 건 그
의 이마에 나 있는 번개 모양의 가느다란 흉터뿐이었다. 그의
기억으로 그 흉터는 아주 오래 전부터 있었고, 그가 페투니아
이모에게 했던 최초의 질문도 아마 어떻게 그런 흉터를 갖게
되었느냐 였을 것이다.
  "네 부모가 죽은 자동차 사고에서다. "그녀는 그렇게 말했었
다. 그리고 아무 것도 묻지 마라. "
  묻지마라-그건 더즐리 가족과의 조용한 삶을 위한 첫 번
째 규칙이었다.
  버논 이모부가 부엌에 들어왔을 때 해리는 베이컨을 뒤집고
있었다.
  "머리 좀 빗어라!" 그가 아침 인사인 셈으로 크게 호통치며
말했다.
  일주일에 한번 꼴로, 버논 이모부는 신문 너머로 넘겨다보며
해리에게 머리를 깎으라고 소리 쳐대곤 했다. 해리는 같은 반
의 다른 아이들보다 머리를 훨씬 더 자주 깎았지만, 별 차이가
없었다. 그의 머리는 언제나 그렇게 뒤엉켜 자라났다.
  두들리가 그의 엄마와 함께 부엌에 들어왔을 때 해리는 달
걀을 부치고 있었다. 두들리의 몸집은 버논 이모부만큼이나
커 보였다. 그는 커다란 핑크및 얼굴에, 목은 거의 없었고, 작
고 연한 푸른색 눈에, 살집이 두둑한 머리 위로 부드럽게 늘어
진 숱 많은 금발을 가진 아이였다.
  페투니아 이모는 종종 두들리가 아기 천사처럼 보인다고 말
했지만 해리는 종종 두들리가 가발을 뒤집어쓴 돼지처럼 보인
다고 생각했다.
  해리는 달걀과 베이컨이 담긴 접시들을 식탁에 놓으려 했지
만, 공간이 많지 않아서 놓기가 힘들었다. 두들리는 그 동안
선물 개수를 세고 있었다. 그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서른 여섯 개네." 그가 엄마와 아빠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작년보다 두 개가 적어."
  "얘야, 마지 아줌마의 선물을 세지 않았잖니, 봐라, 그건 엄
마와 아빠가 준 이 커다란 선물 밑에 있단다"
  "하지만 그래도 서른 일곱 개야. " 두들리는 화를 참지 못해
얼굴이 시뻘게지며 이렇게 말했다.
  해리는 거대한 몸집의 두들리가 곧 짜증을 부리리라는 걸
알 수 있었으므로, 두들리가 식탁을 뒤집어엎을 경우를 생각
해 되도록 빨린 먹으려고 베이컨을 입에 마구 쑤셔 넣기 시작
했다.
  페투니아 이모도 그 위험한 낌새를 알아챘는지, 얼른 이렇게 말했다. "오늘 외출하면 선물을 두 개 더 사줄게. 그러면 어떻겠니, 얘야? 선물 두 개 더. 그러면 됐지?"
  두들리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계산이 힘든 것 같았다. 마침내 그가 천천히 말했다. "그럼 서른... 서른..."
  "서른 아홉 개란다, 얘야." 페투니아 이모가 말했다.
  "맞아." 두들리는 털썩 주저앉아 가장 가까운 선물 꾸러미를
잡았다. "그럼 됐어. "
  버논 이모부는 흡족해서 싱글싱글 웃었다.
  "요 녀석은 제 아비를 닮아 돈을 따질 줄 안단 말야. 기특하
구나, 두들리!" 그가 두들리의 머리카락을 헝클어뜨렸다.
  바로 그때 전화가 걸려왔고 페투니아 이모가 전화를 받으러
간 동안 해리와 버는 이모부는 두들리가 경주용 자전거와, 무
비 카메라와, 원격 조종 비행기와, 열 여섯 가지 새로운 컴퓨
터 게임과 비디오 카메라를 푸는 걸 지켜보았다.
  페투니아 이모가 전화를 받은 후 화나고 걱정스런 표정으로
돌아왔을 때 두들리는 포장지를 찢고 금 손목시계를 꺼내고
있었다.
  "큰일 났어요, 버는." 그녀가 말했다. "피그 부인의 다리가 부
러졌대요. 그래서 저 애를 데려갈 수가 없대요" 그녀가 고개
로 해리 쪽을 가리켰다.
  두들리는 화가 나서 입이 쩍 벌어졌지만 해리는 날아갈 듯
기뻤다. 매년 두들리의 생일날이 되면 그의 부모는 그와 친구
하나를 데리고 놀이 공원이나 햄버거 집이나 극장에 갔었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해리는 조금 떨어진 곳에 사는 피그 부인
이라는 괴팍한 할머니에게 맡겨졌었다. 해리는 그러나 그 집
이 싫었다. 그 집에서는 곳곳에서 양배추 냄새가 났으며, 피그
부인은 그에게 매번 자기가 길렀던 고양이들의 사진을 보게 했었다.
  "이제 어떡하지?" 페투니아 이모는 마치 해리가 이 일을 계
획하기라도 한 듯 그를 무섭게 노려보며 이렇게 말했다. 해리
는 피그 부인의 다리가 부러진 것을 슬프게 느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이제 앞으로 1년간 티블과 스노이와 포우와 터
프티 같은 고양이들의 사진을 보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들
자 쉽게 그렇게 되지가 않았다.
  "마지에게 전화해 봐요. " 버는 이모부가 말을 꺼냈다.
  "바보 같은 소리 말아요, 버논. 마지는 저 애를 싫어한다구요"
  더즐리 부부는 마치 해리가 그 자리에 없기라도 한 것처럼,
아니 오히려 그가 마치 그들의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무
슨 징그러운 벌레라도 되는 것처럼, 그에 대해 종종 이런 식으
로 말했다.
  "그 여자 이름이 뭐였더라, 당신 친구- 이본느?"
  "마조르카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어요." 페투니아 이모가 날
카롭게 말했다.
  "전 그냥 여기에 있어도 돼요. " 해리가 희망을 가지고 제안
했다(그는 기분 전환으로 보고 싶은 텔레비전 프로도 볼 수
있을 테고 어쩌면 두들리의 컴퓨터를 한번 해볼 수도 있을 것
이다).
  페투니아 이모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림 돌아왔을 때 집이 엉망으로 되어 있게 말이니?" 그녀
가 으르렁거렸다.
  "어질러 놓지 않을게요." 해리는 이렇게 말했지만, 그들은 듣
고 있지 않았다.
  "저 애를 동물원에 데려가야 할까봐요." 페투니아 이모가 천
천히 말했다. "... 그리고 저 애는 차에 두죠 뭐..."
  "그 차는 새 차야, 저 애를 차 안에 혼자 놔둘 순 없어..."
  그때 두들리가 큰소리로 울어대기 시작했다. 사실 그는 정말
로 울고 있는 게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얼굴을 찡그리며 울면
서 말하면, 엄마가 원하는 건 무엇이든 들어준다는 걸 알고 있
었다.
  "얘야, 울지 마라, 엄마가 해리 때문에 네 생일을 망치게 하
지는 않을 테니까!" 그녀가 그에게로 급히 팔을 뻗으며 큰소
리로 말했다.
  "난... 저 녀석이... 가지 않았으면... 좋겠어!" 두들리가 가
짜로 훌쩍거리며 간간이 이렇게 말했다. "저 녀석은 늘 모든
걸 마- 망쳐놓는단 말야!" 그는 엄마의 양팔 사이 틈새로 해
리에게 심술궂게 씩 웃어 보였다.
  바로 그때, 초인종이 울렸다.
  "어쩜 좋아, 큰일 났어요, 그들이 왔어요!" 페투니아 이모가
몹시 흥분해서 말했다. 그리고 잠시 뒤, 두들리의 단짝 친구인
피어스 폴키스가 그의 엄마와 함께 걸어 들어왔다. 피어스는
얼굴이 꼭 생쥐처럼 생긴 비쩍 마른 아이였다. 그는 보통 두들
리가 아이들을 때리는 동안 그들의 팔을 등뒤로 붙잡고 있는
역할을 하는 아이였다. 두들리는 금방 우는 척하던 걸 멈췄다
  30분쯤 뒤, 해리는 이런 행운을 도저히 믿을 수 없었지만, 더
즐리네 차 뒤에 피어스와 두들리와 함께 앉아 생전 처음으로
동물원으로 가고 있었다 그의 이모와 이모부가 달리 좋은 방
법을 생각해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출발 직전에, 버논 이모
부는 해리를 한쪽 옆으로 데려갔다.
  "너 이 녀석." 그가 커다란 보랏빛 얼굴을 해리의 얼굴 앞으
로 바짝 갖다대며 말했다. "경고하는데, 무슨 짓이든 이상한
짓을 했다간, 크리스마스날까지 저 벽장 속에 처박아둘 테니
알아서 해라. "
  "아무 짓도 하지 않을게요." 해리가 말했다. "정말이에요..."
하지만 버는 이모부는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하긴 지금까지
누구도 믿어준 적이 없었다.
  문제는 종종 해리 주변에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면 더즐리
부부에게 아무리 그가 한 일이 아니라고 말해도 소용이 없다는
것이었다.
  한번은, 해리가 이발소에 갔다가 머리를 전혀 깎지도 않은
것 같은 모습으로 돌아오자 페투니아 이모가 화가 나서 부엌
가위를 가져와서는 이마의 "끔찍한" 흉터를 가리기 위해 앞머
리 부분만 조금 남겨놓고 머리를 너무나 바싹 깎아 놓는 바람에
그는 거의 대머리가 되고 말았었다. 두들리는 해리를 보고
배꼽을 잡고 웃었었고, 그는 헐렁헐렁한 옷과 스카치테이프로
붙인 안경 때문에 이미 웃음거리가 되고 있는 학교를 이런 해
괴한 모습으로 그 다음날 또 갈 것을 생각하느라 뜬눈으로 새
워야 했다
  그러나 다음날 아침, 그가 일어났을 때 그의 머리는 페투니
아 이모가 가위로 잘라내기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가 있었다.
해리는 자신도 머리가 어떻게 그렇게 빨리 자란 건지 모르겠
다고 애써 해명하려고 했지만, 그는 이 일로 벽장 속에 일주일
간 갇혀 있어야 했다.
  또 한번은, 페투니아 이모가 두들리의 지긋지긋한 낡은 스웨
터(작은 털실 방울들이 달린 갈색 스웨터)를 그에게 억지로
입히려고 했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녀가 그 옷을 그의 머리
로부터 뒤집어씌워 입히려고 하면 할수록 옷이 점점 더 줄어
들더니, 마침내 손가락 장갑 인형에나 맞을 정도로까지 작아
져, 해리는 전혀 입을 수가 없게 되고 말았다. 하지만 페투니
아 이모는 그 옷이 세탁을 잘못해 줄어든 것이라고 결론지었
으므로 해리는 다행히 벌을 받지는 않았다.
  한편 그는 학교 급식실 지붕에서 발견된 것 때문에 끔찍한
곤란에 빠지기도 했었다. 두들리 패거리가 여느 때처럼 그를
쫓아다니고 있었는데, 놀랍게도 도망다니던 해리가 굴뚝 위에
올라앉아 있었던 것이다. 그 뒤 더즐리 부부는 교장 선생님으
로부터 해리가 학교 건물들을 기어오르고 있다고 매우 화를
내는 편지 한 통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그저(그가 잠긴 벽장
문을 통해 버논 이모부에게 큰소리로 해명했던 것처럼) 학교
급식실 바깥에 있는 커다란 쓰레기통 뒤로 뛰어내리려 했던
것뿐이었다. 해리는 바람이 그를 반쯤 날아오르게 한 게 분명
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오늘은 전혀 잘못되어갈 게 없었다. 두들리와 피어스
가 함께 있기는 했지만 학교나, 그의 벽장이나, 양배추 냄새가
물씬나는 피그 부인의 거실이 아닌 어딘가에서 하루를 보내는
데 그만한 것은 참아낼 만했다.
  버논 이모부는 운전하는 동안 페투니아 이모에게 불평을 늘
어놓았다. 그는 모든 것들에 대해 불평하는 걸 좋아했다. 직장
사람들, 해리, 협의회, 해리, 은행, 해리 등등이 그가 가장 자주
불평하는 대상들이었다. 오늘 아침에는 오토바이들이 문제였다.
  "... 미친 놈들처럼 요란스런 소리를 내고 다닌단 말야, 불량
배들 같으니라구." 오토바이 한 대가 그들을 앞질러 가자 그가
이렇게 내뱉었다.
  "전 오토바이 꿈을 됐어요" 해리가 갑자기 생각난 듯 이렇
게 말했다. "오토바이가 하늘을 날아다니고 있었어요. "
  버는 이모부는 하마터면 앞차를 들이받을 뻔했다. 그는 그
자리에서 몸을 홱 돌려 콧수염이 달린 커다란 근대 뿌리 같은
얼굴로 해리에게 버럭 소리를 질렀다. "오토바이는 날지 않는
다!"
  두들리와 피어스가 낄낄거리며 웃었다.
  "저도 알아요" 해리가 말했다. 그건 그저 꿈이었을 뿐이에요. "
  그러나 그는 차라리 말하지 말걸 그랬다고 생각했다. 만일
더즐리 부부가 해리가 질문하는 것보다 더 싫어하는 게 하나
있다면, 그건 꿈에서였건, 혹은 심지어 만화에서 본 것일지라
도 그가 어떤 것이 실제와 다르게 움직인다고 말하는 것이었
다. 그들은 그가 위험한 생각을 갖게 될까봐 걱정하는 것 같았다.
그 날은 매우 화창한 토요일이었고 동물원은 많은 가족들로
붐볐다. 더즐리 부부는 입구에서 두들리와 피어스에게만 커다
란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사주고는 해리를 서둘러 들어가게 하
려다가 미소를 짓고 있던 아이스크림 차의 아가씨가 해리에게
무엇을 먹겠느냐고 묻자 마지못해 그에게도 싸구려 레몬 사탕
하나를 사주었다. 해리는 금발이 아니라는 걸 제외하면 놀라
울 정도로 두들리와 닳아 보이는 고릴라가 머리를 긁적이는
걸 바라보며 사탕을 빨아먹는 것도 그다지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해리는 정말 오랜만에 최고의 아침을 보냈다. 하지만 점심
시간쯤이 되자 두들리와 피어스는 동물들에 싫증을 내기 시작
했고, 그것을 눈치챈 해리는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취미인 그
를 때리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더즐리 가족과 약
간 떨어져서 걸었다.
  그들은 동물원 안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두
들리가 자신이 시킨 게 크지 않다고 투정을 부리자. 버논 이모
부가 그에게 또 다른 걸 사주었으므로 해리는 그가 처음에 시
켰던 음식을 먹어야 했다.
  나중에야 생각한 것이지만 해리는 그 모든 일이 끝까지 좋
게 지속되지 않으리라는 걸 진작에 알았어야 했다
  점심을 먹은 뒤 그들은 파충류 전시관으로 갔다. 그 안은 서
늘하고 어두웠으며, 조명등이 달린 유리창들이 있었다. 그 유
리창 안쪽에는, 온갖 종류의 도마뱀과 뱀들이 느릿느릿 기어
다니거나 나무와 돌 위로 주르르 미끄러지듯 올라가고 있었
다. 두들리와 피어스는 독이 있는 커다란 코브라와 사람도 짓
뭉개버릴 정도로 굵은 비단뱀을 보러 가고 싶어했다. 그러나
두들리는 그곳에서 금방 가장 커다란 뱀을 찾아냈다. 그 뱀은
버논 이모부의 차를 두 번은 감아서 단번에 납작한 쓰레기통
으로 만들어버릴 만큼 컸다. 하지만 그 때는 왠지 기운이 없어
보였다. 사실 그 놈은 잠들에 있었다.
  두들리는 유리창에 코를 바짝 대고 서서, 똬리를 틀고 잠들
어 있는 그 번쩍거리는 갈색 뱀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움직이게 해봐." 두들리가 아빠에게 징징대며 졸랐다. 버는
이모부가 유리창을 두드렸지만, 뱀은 움직이지 않았다.
  "다시 해봐." 두들리가 졸라댔다. 버논 이모부가 유리창을 손
가락 마디로 세게 쳤지만, 뱀은 여전히 잠만 자고 있었다.
  "시시해" 두들리는 이렇게 투덜대더니 급히 저쪽으로 걸어갔다.
  해리는 그곳으로 가서 그 뱀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는
그 뱀이 지루해서 죽었다고 해도 놀라지 않았을 것이다. 그 뱀
에겐 하루종일 손가락으로 유리창을 두드려 그를 훼방 놓으
려고 하는 멍청한 사람들 말고는 친구가 하나도 없었으니 말
이다. 그곳은, 찾아오는 사람이라고는 그를 깨우기 위해 문을
두드리는 페투니아 이모밖에 없는 벽장에서 잠자는 것보다 더
심했다. 왜냐하면 적어도 그는 집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닐 수
는 있었으니까.
  뱀이 갑자기 구슬 같은 두 눈을 번쩍 떴다. 그리고 눈이 해
리의 키 정도의 높이가 될 때까지 천천히, 아주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뱀이 윙크를 했다.
  해리는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리고 혹시 누가 지켜보고 있
는지 살피려고 얼른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무도 보고 있지 않
았다. 그는 다시 뱀을 보고 역시 윙크를 했다.
  뱀은 고개를 버논 이모부와 두들리 쪽으로 홱 돌린 뒤 눈을
천장으로 치켜 떴다. 그리고는 해리에게 아주 분명하게 "언제
나 저런 녀석이 있단 말야.  라고 말하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래" 해리는 창문을 통해 이렇게 중얼거리기는 했지만, 뱀
이 그의 말을 들을 수 있기나 한지 의심스러웠다. "성가실 거야"
  그러자 뱀이 정말 그렇다는 듯 고개를 세게 끄덕였다.
  "그런데 넌 도대체 어디서 왔니?" 해리가 물었다.
  뱀이 꼬리로 유리창 옆에 있는 작은 표지판을 쿡 찔렀다. 해
리는 그것을 들여다보았다.
  '보아 구렁이, 브라질.'
  "그곳은 좋았어?"
  보아 구렁이가 꼬리로 또 그 표지판을 쿡 찔렀으므로 해리는
다시 자세히 읽어보았다. "이 동물은 동물원에서 사육되었음"
  "아, 그렇구나. 그래서 넌 브라질에 가본 적이 없단 말이지?"
  뱀이 고개를 가로젓고 있을 때, 해리 뒤에서 그들 둘 모두를
소스라치게 하는 귀청이 터질 듯한 외침 소리가 들렸다. "두들
리! 더즐리 씨! 이리 와서 이 뱀이 하고 있는 짓 좀 보세요!
아마 믿지 못할 거예요!"
  두들리가 뒤뚱거리며 그들에게로 걸어왔다.
  "넌 저리 비켜. " 두들리가 해리의 가슴팍을 퍽 치며 말했다.
놀라 있던 해리는 그만 콘크리트 바닥으로 나가 떨어졌다. 그
다음 일은 어찌나 빨리 일어났던지 아무도 그 일이 어떻게 일
어났는지 보지 못했다.
  창에 몸을 바짝 붙이고 서 있던 피어스와 두들리가 갑자기
겁에 질린 표정으로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났던 것이다.
일어나 앉은 해리는 너무나 놀라서 숨이 막혔다. 그 보아 구
렁이가 있던 곳의 유리창이 사라지고 없었다. 그 커다란 뱀은
얼른 똬리를 풀고 마룻바닥으로 기어 나왔다 파충류관 여기
저기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비명을 지르며 출구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그 뱀이 미끄러지듯 옆으로 지나갈 때, 해리는 뱀이 쉬쉬거리며
낮은 목소리로 이렇게 말하는 소리를 분명히 들었다.
"브라질이여, 내가 간다... 고마워, 친구. "
  파충류관 사육사는 큰 충격을 받았다.
  "그런데 유리창은요?" 그는 계속 말했다. "유리창은 어디로
간 거죠?"
  동물원 관리자는 페투니아 이모에게 직접 진한 홍차를 끓여
대접하며 계속해서 사과를 했다. 피어스와 두들리는 무서워서
벌벌 떨기만 했다. 해리가 본 바로는, 그 뱀이 지나가면서 그
들의 발뒤꿈치를 장난스럽게 덥석 문 것밖에 없었는데, 버논
이모부의 차로 돌아왔을 때, 두들리는 뱀이 그의 다리를 거의
물어뜯을 뻔했었다고 말했으며, 피어스는 뱀이 그를 짓눌러
죽이려 했었다고 내세웠다. 피어스는 마음이 좀 진정되자 한
술 더 떠서 이렇게 말했다. "해리가 그 뱀에게 말을 걸고 있었
어요, 안 그래, 해리?"
  버논 이모부는 피어스가 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해리에게 호
통치기 시작했다. 그는 어찌나 화가 났던지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가 간신히 '당장 벽장에... 가서... 처박혀 있어... 밥
은 없다.' 라고 말하고 의자에 털썩 주저앉자 페투니아 이모는
얼른 달려가 그에게 커다란 브랜디를 갖다주었다.
  한참동안이나 어두운 벽장 속에 누워 있게 된 해리는 시계
라도 있었으면 하고 바랐다. 그는 지금이 몇 시인지 혹은 더즐
리 부부는 잠이 들었는지도 알 수 없었다. 그는 그들이 잠들기
전에는 감히 부엌으로 몰래 숨어 들어가 먹을 걸 찾지는 못할 것이다.
그는 그의 부모가 자동차 차고로 돌아가신 이후로 아기였을
때부터 죽, 거의 10년 동안을, 그 비참한 10년 동안을 더즐리
부부와 함께 살았었다. 아니 사실 그는 부모가 돌아가셨을 때
자신이 그 차 안에 있었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했다. 때로, 벽장
속에서 오랜 시간 동안 누워 어렴풋한 기억을 되살려보면, 이
마가 타들어 가는 듯하게 아파오면서 눈부신 초록 불빛과 함
께 이상한 영상이 떠올랐었다 그는 이것이 자동차 사고 때문
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초록 불빛은 어디서 온 건지 전혀 상상
이 되지 않았다. 그는 부모를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그의 이
모와 이모부는 그들에 대해 한번도 말해준 적이 없었고, 물론
그가 물어보는 것도 금지되어 있었다. 그 집에는 그들의 사진
도 한 장 없었다.
  더 어렸을 때 해리는 전혀 모르는 어떤 친척이 와서 자기를
데려가는 꿈을 꾸고 또 꾸었지만,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
았다. 그에게는 더즐리 부부가 유일한 가족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때로 그는 거리의 낯선 사람들이 그를 알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아니 어쩌면 그러길 바랐는지도 몰랐다.)
  그런데 그 낯선 사람들은 아주 이상했다. 한번은 페투니아
이모와 두들리와 함께 쇼핑을 갔었는데 뾰족한 보랏빛 모자를
쓴 자그마한 남자가 그에게 인사를 했었다. 페투니아 이모는
미친 듯이 화를 내며 해리에게 그 남자를 아느냐고 묻고는 아
무 것도 사지 않고 서둘러 그 가게를 나와버렸다.
  한번은 버스에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전히 초록색 옷을 입
은 우락부락하게 생긴 한 노파가 그에게 유쾌하게 손을 흔들
어 보이기도 했었다. 또 어떤 날에는 매우 긴 보랏빛 롱코트를
입은 대머리 남자가 길에서 그의 손을 잡고 악수를 한 뒤 한
마디 말도 없이 가버리기도 했었다. 이 사람들 모두 가장 이상
했던 점은 해리가 더 자세히 보려고 하는 순간에 사라져버리
고 마는 것 같다는 것이었다
  해리는 학교에 친구가 한 명도 없었다. 두들리 패거리가 낡
고 헐렁한 옷에 깨진 안경을 끼고 있는 이상한 해리 포터를
몹시도 싫어한다는 걸 모르는 아이는 없었고, 누구도 두들리
패거리의 비위를 거스르고 싶어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제3장 이상한 편지들
  "브라질 보아 구렁이의 탈출 사건으로 해리는 그 어느 때
보다도 긴 벌을 받았다. 그가 벽장에서 다시 나왔을 때
는 이미 여름 방학이 시작되었는데, 이 동안에 두들리는 벌써
생일 선물로 받은 새 비디오 카메라를 망가뜨렸고, 원격 조종
비행기는 박살냈으며, 경주용 자전거를 끌고 나가자마자 목발
을 짚고 프리벳가를 건너던 피그 할머니를 치어 넘어뜨렸다.
  해리는 학기가 끝난 게 기쁘기는 했지만, 하루도 빠짐없이
그 집에 놀러오는 두들리 패거리를 피할 도리가 없었다. 피어
스와 데니스와 말콤 그리고 고든 모두 하나같이 몸집이 크고
돌머리였지만, 두들리가 대장이 된 것은 그가 그 가운데 몸집
이 가장 크고 가장 멍청했기 때문이었다. 그 패거리는 모두 두
들리가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인 '해리 곯려주기'에 참여하는
걸 무엇보다도 좋아했다.
  해리가 되도록이면 많은 시간을 집 밖에서 이리자리 거닐며
한가닥 희망이 보이는 새 학기에 대해 생각하며 보낸 건 바로
그 때문이었다. 9월이 오면 그는 중학교에 갈 것이고, 난생 처
음으로 두들리와 떨어져 있게 될 것이다. 두들리는 버는 이모
부가 다녔던 사립학교인 스멜팅스로부터 입학 허가를 받았었
다. 피어스 폴키스도 그 학교에 갈 것이었다. 그러나 해리는
그 지역 공립학교인 스톤월 중학교에 갈 것이다. 두들리는 이
사실을 아주 재미있어 했다.
  "스톤월에서는 입학 첫날에 사람들의 머리를 변기에 밀어
넣는데." 두들리가 해리에게 말했다. "이층에 가서 연습해볼
래?"
  "싫어." 해리가 말했다. "그 가엾은 변기는 아마 네 머리가
들어가는 순간 너무나 끔찍해서 토할지도 몰라." 그리고는 해
리는 두들리가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몰라 어리벙벙해하고 있
는 사이 얼른 달아났다.
  7월 어느 날, 페투니아 이모는 해리를 피그 할머니 집에 맡
기고 두들리에게 스멜팅스 교복을 사주기 위해 런던에 갔다.
피그 할머니는 예전만큼 나쁘지는 않았다. 알고 보니 피그 할
머니는 자기가 기르는 고양이들 가운데 한 마리에 걸려 넘어
지는 바람에 다리가 부러진 것이었는데, 그래서인지 예전만큼
고양이들을 좋아하지는 않는 것 같았다. 할머니는 해리에게
텔레비전도 보게 했고, 꼭 몇 년은 묵은 것 같은 이상한 맛이
나는 초콜릿 케이크도 조금 주었다.
  그날 저녁, 두들리는 거실에서 새로 산 교복을 입고 가족들
앞에서 뽐내며 걸어다녔다. 스멜팅스에 다니는 남자아이들은
고동색 연미복에 오렌지색 반바지를 입고 맥고 모자라고 불리
는 납작한 밀짚 모자를 썼다. 그 애들은 또 선생님들이 보지
않을 때 서로 때리려고 마디가 있는 막대기를 갖고 다녔다. 이
것이 훗날의 삶에 도움이 되는 유익한 훈련쯤으로 생각되었던
모양이다.
  새 반바지를 입고 있는 두들리의 모습을 보자, 버논 이모부
는 쉰 목소리로 일생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순간이라고 말했
다. 페투니아 이모는 자신의 귀여운 아들 두들리가 이렇게 멋
지고 어른스러워 보일 줄은 몰랐다며 와락 울음을 터뜨렸다.
해리는 그러나 속마음을 털어놓지 못했다. 그는 웃지 않으려
고 애쓰느라 하마터면 갈비배가 두 개쯤 부러질 뻔했다.
  다음날 아침 해리가 아침을 먹으러 부엌에 들어갔을 때 아
주 지독한 냄새가 났다. 그 냄새는 싱크대의 커다란 금속 물통
에서 나는 것 같았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자 물통 안에는 더러
운 넝마조각들이 하나 가득 회색빛 물 속에서 흐느적거리고
있었다.
  "이게 뭐예요?" 해리가 페투니아 이모에게 물었다. 그녀의
입술은 그가 감히 뭔가를 물었을 때 늘 그렇듯이 꽉 다물어져
있었다.
  "네가 입을 새 교복이다. " 이모가 말했다.
  해리는 그 물통을 다시 들여다보았다.
  "어. "해리가 물었다. "그런데 왜 그렇게 물에 푹 담가놓으신
거예요?"
  "멍청하긴, " 페투니아 이모가 날카롭게 대꾸했다. "널 주려고
두들리가 입던 옷들을 염색하고 있는 거야. 다 하고 나면 다른
애들의 옷하고 똑같게 보일 게다. "
  해리는 정말로 그렇게 될까 의심스러웠지만, 말대꾸를 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식탁에 앉은 그는 스톤월 중학교
에서의 첫날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지 않으려고 애썼다. 아마
늙은 코끼리 가죽을 뒤집어쓰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일 것이다.
두들리와 버논 이모부가 들어오더니, 해리의 새 교복에서 나
는 냄새 때문인지 모두 코를 실룩거렸다. 버는 이모부는 평상
시처럼 신문을 펴들었고 두들리는 이제는 어디나 갖고 다니는
스멜팅 막대로 식탁을 탕 쳤다.
  그때 우편함 뚜껑이 딸깍하는 소리와 문 앞 발판에 편지들
이 툭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편지 가져오너라, 두들리." 버논 이모부가 신문 너머로 말했다.
  "해리한테 시켜."
  "편지 가져오너라, 해리."
  "두들리더러 가져오라고 하세요."
  "저 녀석을 스멜팅 막대로 한방 먹여라, 두들리."
  해리는 날쌔게 스멜팅 막대를 피해 편지를 가지러 갔다. 문
앞 발판에는 편?
댓글목록
최고관리자님의 댓글
익명 작성일
휴.. 내려오는거 힘들었다
2020.05.24.
최고관리자님의 댓글
익명 작성일
진짜 없어요 알아두세요!
위 답변은 답변작성자가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작성한 내용입니다. 포인트로 감사할 때 참고해주세요.
2011.08.12.
최고관리자님의 댓글
익명 작성일
해리포터 책을 빌려서 읽으시면 될것같네요
2020.05.08.
최고관리자님의 댓글
익명 작성일
모르겠어요
알아두세요!
위 답변은 답변작성자가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작성한 내용입니다. 포인트로 감사할 때 참고해주세요.
2020.05.20.
최고관리자님의 댓글
익명 작성일
지금 끝났나요?ㅎㅎ
아쉽군요ㅠㅠ
답해줄수있는데..
답은..! 끝난거 아니죠?
끝났구나..ㅜ 알아두세요!
위 답변은 답변작성자가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작성한 내용입니다. 포인트로 감사할 때 참고해주세요.
2020.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