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직장인 K씨는 한 보험회사에서 ‘무(無)해지 환급형 건강보험’을 권유하는 전화를 받고 어리둥절해했다. 몇 달 전 보험 가입을 신청했을 때 “병원에 간 이력이 많다”는 이유로 거절했던 회사이기 때문이다. 보험사 직원은 “지금은 심사가 완화돼 쉽게 가입될 것”이라며 “내년부턴 이 조건이 사라지니 서두르라”고 했다.
연말 보험업계에 무해지보험 ‘절판 마케팅’이 달아오르고 있다. 무해지보험이란 보험료 납입기간에 해약하면 환급금이 한 푼도 없는 대신 보험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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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로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무해지보험은 해지율 관리를 잘못하면 훗날 보험사 재무에 큰 부담을 주는 상품”이라며 “일부 보험사는 가격까지 내려가며 ‘팔고 보자’ 식 영업을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상품 단종을 앞두고 벌어지는 절판 마케팅은 국내 보험산업의 고질병인 ‘단기 성과주의’의 단면을 보여준다. 소비자의 조급증을 자극해 판 보험이 오래 유지되기는 어렵다. 결국 보험에 대한 인식을 악화시켜 보험산업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무해지보험은 정말 연내에 가입하는 게 유리할까.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20년 이상 해지하지 않을 자신이 있고 나이가 20~30대로 젊다면 이달 안에 가입하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했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무해지보험의 혜택을 누리려면 중도 해약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매달 보험료를 감당할 수 있는지를 따져보라”고 조언했다. 수입이 들쑥날쑥한 자영업자, 프리랜서 등과 소득 감소를 앞둔 중장년층에겐 권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았다.
보험대리점(GA) 리치앤코의 백승호 지점장은 “새해부터는 환급금과 보험료를 동시에 낮춘 새로운 유형의 무해지·저해지 상품이 나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절판 마케팅에 휘둘리기보다 본인의 필요성에 따라 신중하게 결정하라”고 조언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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