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일반적으로 국내총생산(GDP) 감소는 경기 후퇴의 신호로 받아들여지지만, 미국 시장은 의외로 차분한 분위기다.
2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도 다우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나스닥 등 주요 지수가 모두 상승세로 출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2분기 이후 미국 분기 성장률이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시장의 동요는 느껴지지 않는 상황이다.
판테온 거시경제연구소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이언 셰퍼드슨은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1.4%를 기록한 1분기 GDP 성장률에 대해 "신호가 아니라 잡음"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전반적인 경제 상황을 살펴본다면 1분기에 기록된 마이너스 성장률은 경기후퇴의 신호가 아닌, 착시현상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것은 지난해 4분기에 미국 경제가 6.9%나 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이다.
지난해 하반기 글로벌 공급망의 차질이 심화하자 연말 대목을 앞둔 도소매 업체를 중심으로 미국 기업들은 각종 부품과 원료를 사들이며 대응에 나섰다.
이는 GDP 성장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일단 재고를 채운 기업들 입장에선 더는 적극적으로 구매에 나설 필요성이 사라졌다.
뉴욕타임스(NYT)는 기업들의 재고 수요 감소는 GDP 성장률을 1%포인트가량 줄이는 요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GDP 성장률을 3.2%포인트나 떨어뜨린 요인으로 지목되는 1분기 무역적자도 배경을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국 소비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수입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다른 나라들의 경제 상황은 크게 호전되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의 수출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세퍼드슨은 미국의 1분기 무역적자에 대해 "이런 상황이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의 무역수지는 2분기나 3분기에는 성장률을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기록적인 물가 인상 압력 속에서도 소비자 지출이 2.7%나 늘어난 것도 경제 성장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다만 우크라이나 침공과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지속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미국 경제가 불황에 접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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