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3179818?rc=N&ntype=RANKING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북한이 확산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차단하고자 사실상 전국을 봉쇄함에 따라 식량 및 물자난을 더욱 부추길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더욱이 코로나19 의심증 환자를 격리하고자 개인 이동을 금지함에 따라 가뜩이나 가정의 상비약이나 식량 등 물자가 부족한 북한에서 대형 인도적 참사마저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5일 조선중앙TV 카메라에 잡힌 평양 시내를 보면 봉쇄령이 내려진 이후 인도에선 사람을, 도로에선 차량을 각각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도시 전체가 텅텅 비었다.
이는 국가비상방역사령부가 지난 12일 오전부터 전국 모든 도, 시, 군을 지역별로 완전히 봉쇄하고 사업단위, 생산단위, 거주단위별로 격폐할 것을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이후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마당, 식당, 상점 등의 문을 아예 닫도록 했다. 북한 주민들은 가정에 필요한 약품이나 식량 등을 대체로 장마당을 통해 구매하고 있다.
가정의 필수품을 조달하는 창구가 막히게 되면, 당국에서 이를 보충해주지 않는 한 큰 난관에 빠지게 된다.
아울러 코로나19 확산으로 유일하다시피 한 정식 무역 루트인 중국 단둥-북한 신의주 화물열차도 올해 1월 운행을 재개했다가 지난달 29일 멈췄다.
북한이 국가 기능을 마비시킬 정도로 극단적 봉쇄령을 내린 것은 거리두기 외에 마땅한 대처법이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 당과 인민이 거둔 선진적이며 풍부한 방역 성과와 경험을 적극 따라 배우라"고 지시함에 따라 엄격한 봉쇄 조치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50일 가까이 이어지는 중국의 상하이 봉쇄 핵심은 주민들을 집에 가둬둔 채 나오지 못하도록 철저히 격리 조치하는 것으로, 이에 따른 식량 등 생필품 부족 문제가 심각해진 바 있다.
중국은 지난 3월 28일부터 경제가 거의 완전히 마비될 정도로 고강도 봉쇄 조치를 하고 있는데 주민들이 식료품 등 생필품을 조달하는 길까지 막았다.
북한이 '방역 모범'으로 꼽은 중국 역시 올 초부터 선전, 광저우, 상하이 등 주요 도시를 봉쇄하면 지방정부 재정이 악화한 전례도 있다.
북한이 고육지책으로 마련한 이런 극단적인 대처는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전망이다.
일찌감치 배급제가 무너진 북한에서는 주민들이 식량과 생필품을 장마당에서 조달해왔다.
봉쇄령이 언제 풀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장마당 폐쇄는 영양 문제로 이어질 수 있으며 심각한 인플레이션 등 부작용도 예상된다.
최은주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유통이 막히면서 가장 취약한 계층부터 식량과 생필품을 구하는 게 어려워질 것"이라며 "주민들 사이에 '셧다운' 소문만 돌았으나 정부 공식 발표 전까지 몰랐다면 사재기할 기회조차 없었을 수 있다. 결국 정부 배급에 기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5월은 한 해 농사 성패가 달린 모내기 철인데, 아무리 영농 부분에는 예외를 적용해 이동을 허가한다 해도 가뭄 방지 작업과 모내기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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