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뉴스를 보다가 갑자기 호르무즈 해협이라는 단어가 자꾸만 눈에 띄었다. 처음엔 그냥 중동 어딘가 하는 생각이었는데, 알아보니 이게 우리 밥상과 직결된 문제더라.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벌이는 갈등이 결국 한국의 곡물 가격까지 흔들고 있다니.
한줄 요약: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이란 군사 충돌로 비료 원료 공급이 끊기면서 전 세계 곡물가가 급등하고 있습니다.
그 원인을 파헤쳐 보니 정말 복잡했다. 호르무즈 해협이란 게 그냥 물 길 정도가 아니라 전 세계 해상 비료 원료 물동량의 약 3분의 1이 지나가는 ‘혈맥’ 같은 곳이었다. 이곳이 막히니까 대두, 소맥(밀), 옥수수 가격이 동시에 오르기 시작했다.
미국·이란 휴전 붕괴, 프로젝트 프리덤 개시
사실 한 달 전만 해도 상황이 좀 나았다. 미국과 이란이 지난달 8일부터 약 1개월간 휴전에 들어갔거든. 근데 5월 초에 그게 깨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내에 갇혀 있던 상선들의 탈출을 돕는 프로젝트 프리덤(해방 프로젝트)을 개시했는데, 이란이 이걸 휴전 위반으로 봤다는 거다.
미군이 4일 작전 첫날부터 이란의 소형 선박 6척을 격침하고 순항 미사일과 드론을 요격했다고 한다. 당연히 이란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가장 충격적인 건 우리 선박 이야기였다. HMM 나무(NAMU)호라는 한국 선사 운용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 내 UAE 인근 해역에서 폭발 사고를 일으켰다. (한국 시간 5월 5일 오후 8시 40분) 탑승 인원 24명 중 한국인 6명이 있었는데,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더라. 근데 폭발 원인이 명확하지 않아서 더 불안하다. 미군 작전 직후에 벌어진 사건이라 이란의 보복성 공격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비료 원료 3분의 1 지나가는 ‘혈맥’ 봉쇄
여기서 정말 중요한 게 비료다. 우리가 먹는 쌀, 밀, 대두가 자라려면 질소와 요소 같은 핵심 비료 원료가 필요한데, 이게 대부분 중동에서 생산된다. 그리고 그 길이 호르무즈 해협이다.
전 세계 해상 비료 원료 물동량의 약 3분의 1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고 하니까… 이 혈맥이 막히는 게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요소, 암모니아, 칼륨 가격이 치솟으면서 농산물 생산 비용이 올라가고, 결국 우리 식탁까지 영향을 미친다.
5월 인도분 대두 선물 가격이 부셸당 1,187.75센트까지 올랐다. 전쟁 전에는 1,150센트 대였다. 소맥(밀)은 전쟁 이전보다 10% 이상 폭등한 부셸당 624.5센트에 거래되고 있고, 옥수수도 올해 최고치(473.75센트)에 바짝 다가섰다. 솔직히 숫자만 봐도 심각한 상황이다.
아, 근데 이런 상황에서도 각국이 자기 나라만 챙기고 있다. 중국은 황산 수출을 전격 중단했고 (인산질 비료의 핵심 원료인데), 인도는 농민들한테 비료 보조금을 주기 시작했다. (나만 이렇게 느껴지나?) 지금은 가격 문제가 아니라 원료를 구할 수 있을지의 문제가 됐다는 게 가장 무섭다.
유가는 오르락내리락, 불안은 여전
유가 상황도 좀 이상하다. WTI(서부텍사스산원유)는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1% 대 하락했는데, 브렌트유는 115달러를 넘나들며 급등했다. (뭐 이건 차이가 나는 이유가 있겠지만…)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 통과를 지원하고 일부 공격을 방어한 게 알려지면서 “아, 완전히 막히지는 않겠네?” 하는 안도감이 나온 건가 싶다.
하지만 셰브론 CEO 마이크 워스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이 점점 현실을 깨닫기 시작했으며, 이제는 가격의 문제가 아니라 원유를 구할 수 있을지의 문제다.” 정확한 지적이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계속되고 있고, 원유 재고 부족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게다가 종전협상은 여전히 교착 상태다. 미국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 폐기를 요구하고, 이란은 해협 통항 재개를 선행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이 둘이 만날 수 있을까?
한국도 이제 이 임무에 동참할 시간인가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한국에 호르무즈 해협 작전 참여를 촉구했다. 이란이 한국과 UAE 화물선을 포함한 관련 없는 국가들을 공격했다며. HMM 나무호 사건이 있고 나니까 더 절실해 보인다.
근데 생각해 보면 우리 입장에서도 이 문제가 무관할 수 없다. 정부가 식량 안보를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 있을 거다. 종전에 대한 기대는 약화하고 전쟁이 확대될 수 있는 위험한 새 국면에 진입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자주 묻는 질문
호르무즈 해협이 왜 중요한가?
전 세계 해상 비료 원료 물동량의 약 3분의 1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기 때문입니다. 이곳이 막히면 곡물 생산에 필요한 비료 원료 공급이 끊겨 전 세계 식량 위기로 이어집니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은 언제 붕괴됐나?
지난달 8일부터 약 1개월간 지속되던 휴전이 5월 초에 붕괴됐습니다. 미국의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 개시가 직접적인 계기였습니다.
한국 선박 폭발 사고는 무엇인가?
5월 5일 호르무즈 해협 내 UAE 인근 해역에서 HMM 나무호의 기관실 좌현에서 폭발이 발생했습니다. 탑승 인원 24명 중 한국인 6명이 무사했으나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참고: 이란사태 장기화에 곡물값 다시 들썩…글로벌 식량위기 공포 (newsgn.com) · 중동 긴장 다시 고조…美·이란 호르무즈 교전에 휴전 중대 고비 (newsis.com) · WTI, 단기공급 우려 완화·차익실현에 1%대 하락 (einfomax.co.kr)